내 친구, 김봉두. 7 국산 기계 50년 이상 쓰면 고장나게 마련이지.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흔히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봉두는 아직 기계가 말짱하다.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가?" 봉두는 태백산 아래 산수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지금은 벽지 점수가 있기 때문에 다투어 가려는 곳이지만 전 시대에는 두메산골이라 하여 누구나 꺼리는 곳이었다. 봉두는 태백산 아래 마을에서 제법 여러 해를 근무했다. 태백산은 마을마다 소풍 장소가 될 만한 비경을 품고 있다. 그래서 어떤 미학자는 이곳을 최후까지 숨겨두고 싶은 곳이라 했다. 말하자면 이곳에서 좋은 공기와 좋은 물을 마음껏 마시며 거기에 따뜻한 인정까지 보너스로 받은 것이 그의 건강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산수초등학교 학구..
내 친구, 김봉두. 6 봉두는 주로 양복을 입고 다닌다. 한때 교사의 정복이 양복인 것처럼 양복 입기를 강요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흔히 말하는 양반 가문의 예를 중시하는 가풍의 영향인 듯 하다. 옛 선비들이 의관을 정제하지 않고는 출입하거나 손님을 맞지 아니했던 것처럼 봉두는 우리의 두루마기 대신 현대의 격식을 갖춘 옷인 양복을 입는다. 학창 시절 격투기로 단련된 그의 몸은 건장하다. 나이가 들면서 약간 넓어진 이마, 훤한 얼굴에 검정색의 안경을 낀 근엄한 표정, 짙은 색 양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티브이에 나오는 높은 분들과 흡사하다. 그리고 목소리는 평균 이상으로 크고 발음이 분명하다. 봉두가 높은 분과 두툼한 손으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할 때 "교사 김봉둡니다." 하는 ..
내 친구, 김봉두. 5 봉두가 첫 발령을 받은 곳은 서울이었다. 교장선생님께서 어머니회를 개최하는 공문을 발송하라고 했다. 봉두는 등사지에 문안을 쓰고 때와 곳을 명시하여 등사기로 밀어서 프린트를 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주어 가정에 보냈다. 어머니회가 개최되는 날 오후 아이들 돌아간 교실로 화려하게 치장을 한 어머니들이 교실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봉두는 식순을 칠판에 붙이고 어머니회 준비를 서둘렀다. 그런데 어머니들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책상 위에 봉투 하나씩을 놓고 그냥 돌아가는 것이었다. 교실을 나가는 어머니들을 다급하게 불러서 회의를 하려고 하였다. "어머님! 회의를 하고 가셔야지요." 어머니는 몸을 돌려 한 번 씩 웃고 그냥 나가시는 것이었다. 그 웃음은 '다 알면서 괜히 지랄이야' 그런 메시지..
- Total
- Today
- Yesterday
- Programing
- 필리핀
- 학교
- 세부
- demo application
- mixnstand
- IFA
- 독일이민
- 호핑
- ios
- 독일 구직
- 김봉두
- It
- 독일 이민
- 독일 IT
- 독일
- widget
- 커피
- IFA 2011
- 교육
- idle
- mobile
- 사무실
- 블루카드
- windows mobile
- 호핑투어
- Blue Card
- CocoaPods
- UbiVelox
- 교사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