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김봉두. 10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교사는 대개 대학을 졸업하고 정 2품 평교사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불혹의 나이가 되면 어떤 이는 평교사 그대로 있고 어떤 이는 한 도의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교육감이 되기도 한다. 대학 시절 옆자리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한 사람은 평교사로 한 사람은 고위 공직자로 현실적 삶의 모양새가 갈라지게 된다. 유럽처럼 교권이 보장된 나라에서는 평교사로 있어도 말단이라는 이미지가 없지만, 관료주의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조선 땅에서는 그 위상이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 조선민국에서의 교육 종사자의 승진 제도는 시험도 아니고 선거도 아닌 높은 이에 의한 평가 점수가 그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하여 높은 이의 지시를 싫어하고 교사의 교권 따위를 강조하는 교사는 일..
내 친구, 김봉두. 9 가 네티즌 사이에 널리 알려져서 하루라도 봉두를 만나지 못하면 마음에 비루함이 싹트고 하루라도 을 열지 않으면 손가락에 가시가 난다는 이른바 봉두 증후군이 위험한 수위에 이르렀다 한다. 이에 대한 해결은 전적으로 보건 복지부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나 요새 조정에 믿을 넘이 누가 있겠는가? 서각이 민간차원에서 대체 의학을 베풀어 해결하기로 하였다. 봉두.8에서 필자 서각은 이미 소재가 고갈되었고 봉두.9를 쓰라는 네티즌의 압력에 하룻밤 사이에 몇 가닥 남은 검은머리가 백발이 되어 머리카락 수준으로 보면 소백산 산신령의 반열에 오를 만하더라. 퇴근 무렵 봉두에게서 밥을 먹자는 전화가 왔다. 내가 술을 조심하는 낌새를 알고 있는 봉두는 술이라는 용어를 밥으로 바꾸었다. 감히 청하지 않았..
내 친구, 김봉두. 8 함께 술을 마시기 위한 핑계는 다양하고 정답다. 한 잔 어때? 날도 촉촉한데 한 잔 할까? 오랜만인데 얼굴 좀 보여 줘. 전화를 받네. 입적하신 줄 알았지. 오랜만에 젖어볼까? 시월에 마지막 밤인데 뭐하고 있어? 광대 이 아무개의 노래 말 때문인지 시월의 마지막 밤도 술 권하는 대사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가 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촌스럽고 아줌마스럽긴 해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데는 충분함이 있다. 특히 술이 있는 쪽으로 사람을 끄는 데는 제법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적어도 내게는 그러하다. 시월은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시간의 흐름이 눈에 보일 듯이 빠르게 진행되는 계절이다. 특히 인생의 반 이상을 산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언어와 결합되어 애잔함의 시너지 효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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