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김봉두. 8 함께 술을 마시기 위한 핑계는 다양하고 정답다. 한 잔 어때? 날도 촉촉한데 한 잔 할까? 오랜만인데 얼굴 좀 보여 줘. 전화를 받네. 입적하신 줄 알았지. 오랜만에 젖어볼까? 시월에 마지막 밤인데 뭐하고 있어? 광대 이 아무개의 노래 말 때문인지 시월의 마지막 밤도 술 권하는 대사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가 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촌스럽고 아줌마스럽긴 해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데는 충분함이 있다. 특히 술이 있는 쪽으로 사람을 끄는 데는 제법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적어도 내게는 그러하다. 시월은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시간의 흐름이 눈에 보일 듯이 빠르게 진행되는 계절이다. 특히 인생의 반 이상을 산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언어와 결합되어 애잔함의 시너지 효과를 ..
내 친구, 김봉두. 7 국산 기계 50년 이상 쓰면 고장나게 마련이지.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흔히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봉두는 아직 기계가 말짱하다.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가?" 봉두는 태백산 아래 산수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지금은 벽지 점수가 있기 때문에 다투어 가려는 곳이지만 전 시대에는 두메산골이라 하여 누구나 꺼리는 곳이었다. 봉두는 태백산 아래 마을에서 제법 여러 해를 근무했다. 태백산은 마을마다 소풍 장소가 될 만한 비경을 품고 있다. 그래서 어떤 미학자는 이곳을 최후까지 숨겨두고 싶은 곳이라 했다. 말하자면 이곳에서 좋은 공기와 좋은 물을 마음껏 마시며 거기에 따뜻한 인정까지 보너스로 받은 것이 그의 건강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산수초등학교 학구..
내 친구, 김봉두. 6 봉두는 주로 양복을 입고 다닌다. 한때 교사의 정복이 양복인 것처럼 양복 입기를 강요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흔히 말하는 양반 가문의 예를 중시하는 가풍의 영향인 듯 하다. 옛 선비들이 의관을 정제하지 않고는 출입하거나 손님을 맞지 아니했던 것처럼 봉두는 우리의 두루마기 대신 현대의 격식을 갖춘 옷인 양복을 입는다. 학창 시절 격투기로 단련된 그의 몸은 건장하다. 나이가 들면서 약간 넓어진 이마, 훤한 얼굴에 검정색의 안경을 낀 근엄한 표정, 짙은 색 양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티브이에 나오는 높은 분들과 흡사하다. 그리고 목소리는 평균 이상으로 크고 발음이 분명하다. 봉두가 높은 분과 두툼한 손으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할 때 "교사 김봉둡니다."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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