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김봉두. 9


< 친구김봉두> 네티즌 사이에 널리 알려져서

하루라도 봉두를 만나지 못하면 마음에 비루함이 싹트고

하루라도 <송대헌의 교육마당> 열지 않으면

손가락에 가시가 난다는 이른바 봉두 증후군이

위험한 수위에 이르렀다 한다.

이에 대한 해결은 전적으로 보건 복지부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나 요새 조정에 믿을 넘이 누가 있겠는가?

서각이 민간차원에서 대체 의학을 베풀어 해결하기로 하였다봉두.8에서 필자 서각은 이미 소재가 고갈되었고

봉두.9 쓰라는 네티즌의 압력에 하룻밤 사이에

 가닥 남은 검은머리가 백발이 되어 머리카락 수준으로 보면 소백산 산신령의 반열에 오를 만하더라.

 

퇴근 무렵 봉두에게서 밥을 먹자는 전화가 왔다.

내가 술을 조심하는 낌새를 알고 있는 봉두는

술이라는 용어를 밥으로 바꾸었다.

감히 청하지 않았으나 소원하던 바라는 옛말이 있듯이

나는 반갑게 봉두가 있는 곳으로 갔다.

 몸이 다소 술병의 고역을 치른다고 할지라도 기꺼이

그의 안주가 되어 주리라그리고 봉두.9 글감을 챙기리라.

 

어디서 만날까?

내가 대답했다.

평교사 수준에 합당한 돼지 껍데기 집이 어떨까?

그래도 겨레의 스승인데 돼지 껍데기가 뭐야.

암소 갈비집으로 하지나는 봉두의 뜻에 따랐다.

참고로 서각은  마을에 하나뿐인 돼지 껍데기집에서

소주 마시기를 좋아한다삶아서 고추장 양념을 

돼지 껍데기를 석쇠에 구운 것인데 이게 사람 잡는 안주다.

암소 갈비집에는 봉두정성실 선생스테파노 신부님이 이미 자리해 있었다모두 봉두가 좋아하는 사람의명단에 오른

분들이다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방안 가득하니 봉두는 기분이 좋아 평소의 근엄한 표정은 사라지고 표정이 완전히 풀렸다연신 약간 벌어진 대문 니를 보이며 사람 좋은 웃음을 웃는 것이다가끔 그의 목소리  연설에 내가 "맞아!" 하면 두툼한 손을 내밀어 난데없는 악수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금방 소주잔을 비우고 다시 내민다.

확실히 나는 그의 좋은 안주인 것이다.

 

대낮에 횃불을 들고 사람을 찾았다는 디오게네스를 본받아

봉두는 사람을 찾아 나섰다그렇게 해서 찾은 사람이 이분들인데 나는 언제부터 어떻게 봉두의 친구가 되었는지 도무지

 길이 없었다그래서 봉두에게 물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친구가 되었지?

 

봉두와 서각.

봉두는 서각이란 사람이 옛날 좃선일보 과거에서 장원 급제한 넘으로 글줄이나 쓴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래서   만나보고 싶었다.

어떤 문화행사에 가니까 서각이 있었다.

선생이라는데 장발을 하고 있는 꼴이 선생답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말이나 붙여보자고 어디에서 베낀   줄을 들고

그에게 내밀었다교사 김봉두라고 합니다.

이게 시가 되겠습니까?

 

아스팔트 길이 길이 아니듯

인간이라 부르는 곳에 사람이 없었다.

적당히 길들인 인간의  속에

사람이라 불리는 인간이 그립다.

 

서각은 한참 들고 보더니 좋습니다하고는 가버리는  아닌가지가 시인이면 시인이지거만하기는...

짜식이 까불고 있어... 그리고 그만이었다.

다시 서각을  것은 민중 집회 현장에서였다.

어느 추운 겨울 거리에서 트럭에 무대를 설치하고

집회를 하는데 서각이  코트를 걸치고 트럭에 올라 비장한 목소리로 자유와 정의가 굴욕 당하는 시대의...어쩌고 하는데 봉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같아 가슴이 찡하며 눈물이   같았다장발이 바람에 날리는 것도 괜찮게 보였다.

짜식... 추운데 소주라도 한잔 사줘야지...

무대에서 내려오는 서각을 불렀다.

그리고 김이 나는 오뎅  앞에서 소주를  병을 종이컵에

따르었다  잔이었다서각도 기분 좋게 마셨다.

서각은 봉두가  이야기를  때마다.

 

"좋아!" 혹은 "맞아!"

 

이렇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서각은 나를 이해하는   되는 사람 중에 하나이기에

나이는 봉두가  많지만 나머지는 깎아버리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친구하자!"

 

"좋아!"

 

 

봉두와 정성실 선생.

시내 학교로 전근을 오니  그놈의 봉투가 들어왔다.

봉두는 어머니가 놓고  봉투를 공책 사이에 넣고

다시   봉투에 넣어 학부모의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종례를 했다.

나는 이름이 김봉두다김봉투가 아니다.

 이름이 봉두인 것은 원래는 봉투였는데

봉투를 싫어해서 봉두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니들 어머니께서 선생님께 봉투  적이 있는 사람 손들어  말이야나라에서 봉투 받았어학부형한테는 절대  받아나라에서 봉투 받아놓고 학부모에게  받으면 선생님이 나쁜 사람이 되는 거야집에 가서분명히 전해야 .

선생님께 봉투 가져오면퇴학시키고 어머니는 고발한다고.

알았어그래도 주고싶은 사람은 나중에 졸업한 다음  많이 벌어서 남거든 봉투에 넣어 가지고 .

세상엔 정말 돈이 필요한 곳이 많으니까.

 

발음이 독똑하고 발표력이 좋은 정똑순 양은

담임 선생님의 이와 같은 말씀을 부모님께 종지리 열씨 까듯 일러바쳤다똑순이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정성실 선생은

봉두를   만나보고 싶었다.

정성실 선생도 공자퇴계소크라데스 같은 선생님들이

봉투 받고 가르쳤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은 처음 학부모와 교사의 사이로 만나게 되었다그리고 그들은 교사는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우선 도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교사론에서 완전한 일치를 보고 친구가 되었다.

 

지난 여름 어느 토요일성실과 봉두 그리고 나는 들마루가

있는 단고기 집에서 개장국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른  겨레의 스승의 점심 식사에 반주가 없어서  말인가그리하여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저쪽 자리에 앉은 남루한 사내가 우리 자리를 향해  빠진

소리로 외쳤다.

 

"봉두야니는 고등학교밖에  나온 넘이 우에 선생질하노?"

 

이랬다개고기를 먹던 뭇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 쪽으로 꽂혔다봉두가 대답했다.

 

"방통대도 나왔어이누마야."

 

봉두에게 실없는 소리를 던진 사람은 이누록 선생이었다.

나만 모르고 그들은 이미 친구 사이였다.

이누록은 과한 술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여 뭇사람들의 기피

인물이 된지 오래였다놀아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봉두성실 같은 너그러운 사람을 따르는 것이었다.

미션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누룩은 그의 기도로  도시에서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아침 직원회시간에 기도할 수학 문제 푸는 실력은 있지만 기도 실력은 없는 누록은

기도문을 종이에 적어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읽을 수밖에 없었다누록은 목청을 가다듬어 기도했다.

 

"하늘에 있는 하나님 아바지....."

 

이때 장난치기를  하는 옆자리의 박복음 선생이  종이를 얼른 감추어버렸다누록은 기도를 계속했다.

 

"기도문을 적어왔으나 옆자리의 박복음 선생이 감추었나이다내용은  종이에 적혀있으니  모든  이루어지게 하소서아멘"

 

박복음은 높은 이에게 불려가서 혼쭐이 나고,

이후로 누록의 기도문은 다시 사라지는 일이 없었다.

봉두와 성실의 사람됨이 이러했다모두 외면하고 기피하는

인물일지라도 사람으로 대하는 따뜻함을 지니고 있었다.

대개 위만 바라보고 사는 세상에서 그들은 물이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낮은 곳으로 임하듯이 자신에 비해

약자인 사람들에 관대하다.

 

 

봉두와 스테파노 신부님.

나는 가끔 우리 사회의 왜곡에 대해 봉두에게 말할 때가 있다말을 해봐야 입만 아픈  마을에서  말을 들어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실컷 이야기하고 나면 대개 사람들은 나에게 충고한다.

 

"긍정적 사고를 가져라."

 

이렇게 근엄하게 충고하신다이른바 삐딱하다는 것이다.

이럴 때가 가장 외롭다.

 

유학의 이념입신양명(立身揚名)

이것을 우리는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나는 공자맹자와 같은 성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입신양명이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왜곡되어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경쟁이라는 병리현상으로 나타난다고.

 

"두드리라그러면 열릴 것이다."

 

이것도 사람들은 천국에 가고싶다는 개인의 욕망을 신에게

기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

나는 두드리라는 말을 천국에 살기에 합당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말로 이해한다서구의 개인주의가 우리나리에

와서 이기주의로 왜곡되듯이 종교도 이렇게 왜곡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내가 신이 나서 지껄이면 봉두는

"맞아자네는 교회도  나가면서 그걸 어떻게 알지?" 이런다.

그리고 스테파노 신부님을 만나자는 것이다.

스테파노 신부님은 봉두를 죽음에서 구해  분이며,

추운 겨울에도 방에 불을 지피지 않고 사시는 분이라는 것이다노숙자와 같은 어려운 곳에 처한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함이란다그리하여 스테파노 신부님과도 만나게 되었으며 귀한 것을 배우기도 한다.

 

봉두는 천주교에 입문하기 한때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그래서 신부님에게 전화를 했다.

 

"신부님자살한 사람도 영혼을 구원받을  있습니까?"

 

전화를 받은 신부님이 봉두에게 잠깐만 기다리라 하고 위치를 물어 봉두집에 오셨다.

 

"자살을 뒤집으면 뭡니까?"

 

"살자 아닙니까?"

 

그렇습니다삶과 죽음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서 해야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신부님의 말씀은 봉두에게 환한 빛을 주었다.

그렇게 봉두는 살아난 것이다.

 

오늘 봉두가 보자고  속뜻은

나에게 따질 것이 있기 때문인  같았다.

첫째는 문선량 씨를 자기는 가장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존경하는데  부분이 빠졌다는 것이다.

그분들은 누구보다 깊은 좌절을 겪은 분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존경할만한 정신 세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데

매우 소중한 부분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해충이의 이름을 잘못 지었다는 것이다.

해충이가 지능은 낮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제자인데 이름이

해충이가 뭐냐는 거였다.

나랏돈 가지고 선거나 하는 넘하고 하늘 아래 어떻게

같은 이름을   있어이렇게 일갈하는 것이다.

나도  소리쳤다.

 

"자네 말이 맞아잘못했어!"

 

그는 다시 약간 벌어진 대문니를 드러내고 사람 좋게 웃었다.

 

 

                                                     -서각 아저씨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박상건 - gunnih

베를린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 Contact Me: gunnih@gmail.com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 102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