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김봉두 14 (이 글은 서각선생께서 쓰신 글입니다.)
봉두의 고향 마을은 태백산 발치의 강원남도 산골이다. 태백산맥 줄기에 입지해서인지 이 인근에는 파르티잔(빨치산)이 유난히 많은 곳이었다. 봉두와 가까워지면서 나는 봉두로부터 그의 고향 마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한 파르티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머리 속에 영인된 파르티잔의 이미지는 냉정하고 무자비한 인간상이었다. 그것은 아마 나의 성장 시기가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절로 국한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봉두가 나에게 들려준 파르티잔 이사열의 이야기는 내 머리 속에 심어진 파르티잔의 이미지를 바꾸기에 충분했다. 봉두의 친구 삼식의 부친이기도 한 이사열은 이 마을에서 인물 좋고 머리 좋기로 이름난 젊은이였다. 그가 골목을 지날 때는 동네 처녀들이 울타리 뒤에서 혹은 울타리 너머에서 몰래 바라..
내 친구, 김봉두
2016. 11. 18.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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